SM7 시승기 - 노총각 같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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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7 시승기

시승기라고 해서 언제나 신차만을 리뷰하란 법도 없고, 출시된지 오래 되었어도 다음 모델이 없고, 새로 출고되었으면 새차다. SM7 을 처음 보았을 때는 2011년 서울모터쇼에서였다. 당시 공개되었던 컨셉트카를 보고 "우와~ 진짜 멋지다" 라고 하다, 실차가 나오고서는 고개를 갸우뚱 했었다. 원래 컨셉트카와 실차는 차이가 있는 법. 벌써 7년이나 지난 모델인데, 디자인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사골중의 사골이고, 노총각이다. 40살 노총각도 총각이라고, 이 시승차도 나름 새차였다. 본넷의 굴곡이 멋져보였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렌터카용으로 나가는 LPe 모델이었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SM6 와 비교하면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바이제논 어댑티브 헤드램프가 들어간 것은 참 좋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이 최근 나온 차들의 각지고 강렬한 느낌과 비교하면 참 순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래도 한번 시승을 해볼까?




2.0 LPe / 140마력, 19.7kg.m


LPe 모델을 참으로 오랜만에 타보았다. 과연 어떨까? LPG 차량들은 힘이 약하다는데? 라는 생각으로 악셀을 가볍게 밟아봤다. 그런데, 어라? 초반 치고 나가는 느낌이 "오~ 그래도 꽤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초반 악셀반응이 끝나고 나면 Xtronic CVT 변속기의 웽~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중후반 속도에서는 토크가 살아나질 못해, 고속주행은 일찌감치 관두고 점잖게 운전을 하게 되었다.




스티어링휠은 정말 딱 스티어링휠

점잖게 운전을 시작하면서 스티어링휠을 잡다 문득 새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 흔한 오디오 볼륨조절 버튼도 없었다. 이것이 바로 세월의 차이구나. 그동안 참 변하지 않았구나... 라는걸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스티어링휠을 잡고 운전을 해나가며 느끼는 핸들링 감각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지난 세월동안 자동차가 많은 발전들을 했다는 것을 비교체험하게 되었다.




흘러가버린 세월만큼이나 세련미는 좀 떨어지고, 출력은 아쉬웠다. 어째 점점 40살 노총각이라는 이야기가 자꾸 생각났다. 연비도 크게 뛰어나지는 않았다. LPG 풀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450km 정도였지만, 조금 속도를 내면서 달려보니 평균연비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다만, LPG 값(약 930원/L)이 워낙 저렴하다는 점이 위안이 되었지만, 따지고 보니 일반 가솔린 세단의 유지비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이 차의 복합연비는 8.6km/L 이다. 그리고 좀 과하게 주행하다보면 연비가 더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도 네비게이션이 있었지만, 인포테인먼트와는 거리가 좀 있었다. 차량의 오디오와 연동되는 것이 아닌, 자체 스피커를 통해 길 안내를 해주었다는 점이 요즘 네비게이션과의 차이점이다. 오디오 조작 버튼들은 클래식함보다는 시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체는 어떨까?


세단의 목적상 스포츠 주행과는 어울리지는 않지만, 한번 한계를 느껴보고 싶었다. 사실 출력이 그리 높지는 않아 과격한 주행 자체가 애매할 수 있는데, 나름 달려보니, 세단 그 자체! 너무 물렁거리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하드하지 않은 서스펜션 세팅에 무난한 수준의 브레이크 성능. SM7 에서 더 대단한 성능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좀 무리이지 않을까 싶었다. 의외의 모습보다는 그냥 예상했던 수준 그대로다. 하체로부터 느껴지는 핸들링 감각은 전형적인 전륜구동 세단의 느낌이었다. 얌전히 운전하는게 잘 어울리는 세팅이었다.




CVT 는 어떤 느낌?


Xtronic CVT 는 딱 우리가 아는 CVT 그 느낌 그대로다. 소리가 크고, rpm 은 높아져 가지만, 토크감, 가속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그냥 얌전히 다니기에 딱 맞는 수준 정도다. 이 변속기에서 특별한 감흥을 느끼기는 힘들것 같다.




뒷좌석은 SM7 답게 넓직했다. 요즘 나오는 차들처럼 편의사양이 풍부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세단의 목적에 맞춰 2열은 넓었으며, 승차감도 불편하지 않았다. 




도넛 탱크


기존의 LPG 차량은 탱크 때문에 트렁크 공간의 40% 를 쓰지 못했다. 그런데, 원통형 LPG 용기인 도넛탱크는 트렁크 공간을 여유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기존에 LPG 차량들이 장애인용으로 많이 쓰였던 것을 생각하면, 기존의 LPG 탱크는 휠체어 등을 넣어야 하는 트렁크 공간의 손해가 컸었다. 하지만, SM7 에 들어가는 도넛형 LPG 탱크는 그런 걱정이 없다. 캐리어 등 짐을 싣고 다니기에도 충분하다.


LPG 차량은 일반 다른 차량에 비해서 오염물질의 배출이 적어 친환경차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예전의 LPG 차량처럼 힘이 없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차량들의 출력이 좋아지다보니 상대적으로 출력이 약하게 느껴지는 것일 뿐, 일반 주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SM7 에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아니지만, 2열까지 선루프가 있고, 나름 세단으로써 괜찮은 편이었다. 사실 SM7 에서 요즘 차와 같이 무선충전기능 등의 첨단편의사양을 기대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어보인다.



후측방 경보장치(BSW)도 있는 SM7! 비록, 요즘의 후측방 경보장치에 비하면, 뭔가 급하게 갖다 끼워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안전을 위해 나름 신경쓴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표이미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시점에 갑자기 SM7? 그것도 LPG 모델일까? SM7 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누구에게 추천할만한 차량인가? 풀체인지가 될만한 시기이지만, 사실상 SM6 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도 남는다. 2,375만원의 가격으로 시작하는 SM7 은 노총각 같은 느낌이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 더 멋진 사람이 있고, 그냥 아재가 된 사람도 있는 것처럼 차이는 분명할 것이다. 


한때 괜찮았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도 가치 있는가? 라는 질문에 "그렇다" 라고 답할 차는 사실 많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난 지금 SM7 을 보니, 렌터카로써의 가치는 있어보이지만, 새차로 사기에는 조금 아쉽다. 돈을 더 보태서 SM6 를 사는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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